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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책리뷰/죄와 벌/도스토예프스키

by 슈기언니 2022. 9.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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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죄와 벌>을 읽고 읽자마자 너무 열이 받아서 노트에 막 써 내려갔던 기억이 난다.
2년이 지난 지금 다시 읽어보니 참 두서없기 짝이 없지만
이것 또한 나의 기록이니... 이곳에 남겨 보려 한다




<죄와 벌>
도스토예프스키


"비범한 사람이 자기의 사상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
필요한 경우 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 (그것이 살인일 지라도..)

이런 생각은 예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는 논리라고 해야 하는 건지..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해도 되는 것인지.
결과론적으로 더 발전되길 원한다면 서스름 없이 小를 희생시키는 상황들... 이 작품이 1866년 작품인데도
2020년을 살아가는 지금도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내가 너무 무지하게 살고 있었던 건지. 무지라기보다는 너무 편하게 잘 살고 있었던 것일까. 내가 겪어보지 않은 경험들과 이런 사상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보지 않아서 몰랐던 것들을 이 책에서 나마 다시금 일깨워 줄 수 있음에
또 하나의 세계를 배워가는구나.. 싶은 책이었다.


소설 속 남주의 두건의 살인.
한 건은 계획적인 범죄였고, 한건은 어쩌다 보니 목격자를 살해한 것.
사회의 불합함과 본인의 피해의식에 휩싸여 저지른 범죄. 본인은 사회의 악을 제거한다는 허황된 영웅 심리에 저지른 범죄라고 밖에 보이질 않는다. 어찌 됐건 살인이라는 건 정당화될 수 없으니..

예전 진주아파트 살인사건도 이런 맥락과 다를 바 없는 것을.. 진주 살인사건 피의자도 그런 사건을 저질렀음에도 공개석상에서 본인은 정당한 사유 었다고 두 눈을 똑바로 뜨고 억울한 듯한 표정을 지었을 때. 그래, 이 책을 읽으니 그 사람의 마음이 이해는 된다만 , 결국에 살인은 정당화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니( 그것도 우발적이 아닌 치밀한 계획범죄였다).. 살인이라는 것을 본인의 죄를 합리화시키면 안 되는 것 아닌가? 어떻게 하면 그런 생각까지 미치게 되는 것인지.
나도 주인공과 같은 처지였다면? 사회의 밑바닥까지 쳐서 몸과 마음이 피폐해져 있다면? 내 목숨을 끊을지언정 다른 사람을 해하지는 않았을 터인데..


오히려 책은 현실보다 아름다운(?) 면이 있어 보인다.
성선설을 바탕으로 하는 전개. 본인이 죄를 저질러 괴로워하는 도중 성모 마리아와 같은 존재를 만나니 절로 죄를 뉘우치고 새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까지 할 수 있으니. 현실은 어떠한가? 소냐나 소피아처럼 매춘부라는 꼬리표가 붙게 된 이상 더 하찮은 존재나 가벼운 존재로 보고 인권 따위 그 사람이 왜 그런 일을 하게 되었는지는 중요시하지 않는 것을. 약자로 더 이용만 하게 되는 현실인데.. 책은 참으로 이상향을 제시하는 정도랄까..?
아이들도 보는 책이라서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것일까?

이 책을 읽고 깨달음을 얻는 범죄자가 과연 있기나 한 걸까?
모든 사람은 잠재적으로 피의자가 될 수도 피해자가 될 수 도 있다. 본인이 말로든 행동으로든 피의자가 됐다고 생각하기보다 피해자가 됐다는 피해의식이 더 많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 본인이 피해만 준다고 생각해도 우울할 일이지만 피해만 받는다고 생각하는 것이 위험한 것을... 지나고 보면 깨닫게 되겠지..
그런 피해의식을 남에게 해코지하는 묻지 마 살인이나 계획범죄로 나타나게 되고 법원의 판사라는 사람은
심신 미약이니, 죄를 뉘우치나 정신이상 이력이 있다는 이유로 감형을 해주고 반면에 피해자의 인권은 무시되는 게
현실이다. 150년 전에 쓰인 책에서도 이런 판결이 나오는데 현재도 이런 뭐 같은 판결을 내리는 우리나라가 참으로 답답하고 , 자식을 키우는 부모로서 불안하기 짝이 없다.

범죄자 에게는 특히나 악질에 계획범죄를 일삼는 자들은
무관용의 법칙으로 벌을 내려 주시기를...
현실은 책처럼 그렇게 아름답지만은 않으니까.



-2020.04.10. 금요일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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